소크라테스 소환하기 ~ 나훈아와 유시민

윤평중

20시간

소크라테스 소환하기
~ 나훈아와 유시민

두 유명인이 한가위 명절에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 가수 나훈아는 KBS 공연에서 부른 신곡 '테스형'에서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불렀다. '어용 지식인'(그 자신이 자청한 표현이다) 유시민은 자신의 '김정은 계몽군주'론을 비판한 이들을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아테네의 우중(愚衆)에 비유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의 신탁을 체현한 철학자다. 가난과 세속적 평가에 전혀 구애받지 않았고, 세번 보병으로 참전한 전쟁에서  아군이 세 불리해 후퇴할 때도 동료들을 추스려 가장 늦게 물러난 담대한 인간이었다. 전우들은 최일선의 극한상황에서 소크라테스가 보여준 용기와 평정심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소크라테스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의 재판과 죽음의 풍경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군중에게 영합하지 않았으며 죽음으로써 지행일치(知行一致)라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신고전주의자 다비드의 그림은 소크라테스의 의연함을 회화적으로 빼어나게 형상화했다. 

나훈아 씨는 노래에 삶을 바친 장인(匠人)이자 자유인으로 보인다. 권력이나 돈 앞에서도 당당하다. 그만큼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세상적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다 그같이 의연한 건 아니다. 정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른게 난 아주 맘에 들었다. 소크라테스도 크지 않은 키에 평범한 용모(추남이라고 평한 기록도 있다)이지만 나훈아 같이 당당한 정신에 단단한 몸과 체력을 과시했다. 

어용 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 씨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권력에 대한 아부를 경멸했다. 소크라테스는 오직 진리추구에만 관심이 있었다.

바로 이게 권력획득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웅변술(궤변)을 돈을 받고 가르쳤던 소피스트들과,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차별화하는 결정적 지점이다. 소크라테스는 당대에 횡행한 궤변과 싸워 정론(正論)을 세우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결사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 지식인이 스스로를 슬쩍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모습이라니. 

유시민 씨는 '김정은 계몽군주'설을 옹호하면서 자기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죄라며 동료 시민들의 무식과 무지를 개탄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든 아테네 시민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우리는 장안의 지가를 올린 자칭 지식인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한 예인(藝人)이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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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어용지식인...이라는 표현도 아깝습니다.
지식매춘업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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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
유시민 씨는 '김정은 계몽군주'설을 옹호하면서 자기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죄라며 동료 시민들의 무식과 무지를 개탄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든 아테네 시민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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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흥
근데요.... 교수님!
그런데 유시민이란 작자는 왜 저런 얼토당토 않는 말을 하는걸까요?
전 그게 젤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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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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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표
윤교수님 논의에 전적으로 옳거니요.
유시민 이가 그런 해괘 망칙한 소리를 했소?
미쳤군 미쳐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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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상
어용지식인줄은 압니다
그를 믿는 愚衆은 어쩌구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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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ifer Lee
유시민 따위가 감히 테스형을 비유하다니!
속 시원한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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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성
남다른 정신세계
분별없는 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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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o Youn
소크라테스가 몸이 좋았군요.
3
윤은기
유시민이여
너 자신을 알라~!!
7
김의진
어설픈 먹물에 어리석은 백성들이 농락당하는거죠.
3
Sam Soo Kim
유시민의 궤변에 격노합니다.
歌皇 나훈아의 철학.所信.안목이 대다수의 정치인들의 그것을 훨씬 능가합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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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녕
21세기 소피스트 유사시민, 국민을 바보로 아나!
역사는 진실을 쫓던 소크라테스만 기억할 뿐 궤변을 늘어놓던 소피스트들이 누구였는지 조차 기억하질 않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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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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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용
신기하게도 자신이 한 언행들에 관한 비판과 평가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기 편을 위해서는 부끄러움이나 민망함도 느끼지 못하는 인간말종의 전형이 지식인이라고 깝치는 지옥같은 나라가 됐습니다.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교수님의 글은 치솟는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는 치료제와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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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품격있는 글 잘읽었습니다 펜이칼보다 강하다는 걸 선생님 글에서 깨닫습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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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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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권
남과 북의 비정상적 권력에 아부하면 말을 많이 하고 책을 많이 쓸수록 진리와 정의에서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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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온갖 트집을 잡고 광기를 부리는 잡것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 본인의 의사표시를 은유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한다. 발언 진의를 무색하게 왜곡하는 자들 또한 집단광기의 패거리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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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아주 멋진 명문입니다 간신배와 소인배,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으로 지저분하던 속세가 한 분의 도인으로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나훈아. 이제 보니 단순한 유명 가수나 연예인이 아닌 깨달음과 세상을 향한 울림을 지닌 이 시대의 철학자요 선각자로 여겨지는군요. 이제까지 우리가 너무 잡스럽고 미천한 것들에 익숙했고 지루했던 터라 더욱 그 느낌이 쎄합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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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길
희랍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인용한 오만하고 나대는 어용 지식인과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꿋꿋한 藝人에 대한
적절한 비유와 날카로운 비판에 저절로 수긍하게 됩니다. 멋진 글입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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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집
교수님의 正見, 正思, 正言 늘 응원합니다 ~
명절지나고 저희한의원 쌍화탕이라도 좀 보내겠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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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tae Lee
홍위병을 자처하는 자칭 고급진 인간들이 즐비하니 극히 평범한 나훈아씨 같은 연예인이 더욱 출중하게 보입니다. 잡스런 인간들은 항상 있어왔으나 이렇게 진용을 갖추어 릴레이식으로 꾸준하게 국민들 평온함을 깨는 이야기를 이어가는게 경이롭습니다. 옛날처럼 통신이 두절된 곳으로 귀양을 보내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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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mo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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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찬용
尹교수님의 폐북 글 때문에 모닝커피 맛과 향기가 더 좋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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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최석진
감사드립니다. 공유합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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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김흥규
깊이 공감합니다. 사회과학적 훈련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라면 더 많이 공부할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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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하채수
교수님의 명쾌한 해석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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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고철곤
유시민은 소크라테스가 아닌 궤헬스의 또 다른 유형일 뿐이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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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승훈이
느끼는 거지만, 철학함과 철학적 지식을 배운다는 것은 다이어트를 직접 하는 것과 다이어트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것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지식을 쌓고 연구한다고 살이 빠지고 있다 착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요. 요즘 보면 나 고대 그리스 철학 배웠소, 분석철학 배웠소, 하는 사람들 중에서 철학을 행동원리로서 체화한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긴 했습니다ㅋ
다른 이야기이자 질문인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지식인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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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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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Eun Ha Chang
마지막 두 문단이 마음을 울립니다. 감사합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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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Jennifer Lee
그는 “어용 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 씨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권력에 대한 아부를 경멸했다. 소크라테스는 오직 진리추구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바로 이게 권력획득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웅변술(궤변)을 돈을 받고 가르쳤던 소피스트들과,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차별화하는 결정적 지점이다. 소크라테스는 당대에 횡행한 궤변과 싸워 정론(正論)을 세우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https://www.donga.com/M/?p9=https%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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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yung Wook Moon

1
Sangeun Nam
교수님의 지적대로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권력에 아첨하는 소피스트들로 인한 위기에 처한 상태인거 같습니다.
소크라테스인체하는 소피스트들이 국민을 현혹하고 우리의 고귀한 민주주의 가치를 파괴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지적 감사합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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